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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강을 오가는 여름 보양식, 농어의 생태와 건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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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7 sa önceOpinion9 dk okumaSouth Korea

바다와 강을 오가는 여름 보양식, 농어의 생태와 건강학

Auf einen Blick

농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생태로 순응과 조화를 상징하며, 예로부터 여름철 귀한 보양식으로 여겨졌다. 평하고 단맛이 나는 농어는 비위와 간신을 보하고, 풍부한 단백질과 타우린 등 영양소가 풍부해 기력 회복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으며, 과식은 피해야 한다.

KI-generierte Zusammenfassung

Warum es wichtig ist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향유되고 있다. 본 칼럼은 한국 문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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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문화체육관광부 집계 기준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은 14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K-콘텐츠와 K-컬처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향유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세상에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을 그리워하는 물고기가 있다. 농어가 그런 생명이다. 농어는 깊은 바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봄과 여름이면 먹이를 쫓아 얕은 연안과 강 하구, 기수역까지 거슬러 오르고, 겨울이면 산란을 위해 수심 깊은 곳으로 돌아간다. 바다와 강 사이를 오가며 계절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육식성 포식어인 농어는 특히 멸치를 즐겨, 멸치 떼가 연안으로 몰려드는 봄이면 그 뒤를 쫓아 연안을 누빈다. 예로부터 농어가 순응과 조화를 상징하는 물고기로 여겨진 데에는 이런 생태가 자리한다.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농어를 귀한 보양식으로 여겼다.

"오뉴월 농엇국은 뱀장어보다 낫다"는 속담이 전하고,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는 말에서도 여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농어가 꼽힌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여러 고을의 토산으로 농어가 등장한다. 부산에서는 깡다구, 통영에서는 농에, 전남에서는 깔대기나 껄떡이라 부르는 등 지역마다 친숙한 이름으로 불렸다. 그만큼 농어가 오랜 세월 우리 삶에 깊이 스며 있었음을 보여준다.

◇ 평(平)하고 단맛, 비위와 간신을 보하는 여름 보양식

양생에서 농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다(甘)고 본다. 평하다는 것은 차지도 덥지도 않다는 뜻이어서, 대부분의 체질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명나라 이시진이 27년에 걸쳐 완성한 약학서 '본초강목'에서는 농어가 오장을 보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태를 안정시킨다고 했다.

농어는 비(脾)·위(胃)·간(肝)·신(腎)에 작용한다. 비위는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고, 간과 신은 인체의 근본적인 생명력을 저장한다. 농어가 비위를 튼튼하게 해 소화를 돕고 간신을 보해 허약함을 회복시킨다고 본 것은 이 때문이다. 예부터 만성 위통과 소화불량, 설사, 허약 체질, 수술 후 회복식으로 농어가 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 영양학의 설명도 이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농어는 대표적인 흰살생선으로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지방 함량은 적어, 맛이 담백하고 살이 부드러우며 소화가 잘된다. 단백질은 근육과 장기, 피부를 이루는 기본 재료이자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수술 후 환자나 성장기 어린이, 노년층에게 농어가 권해지는 배경이다. 건강하게 나이 드는 저속노화 식단에서도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농어는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 필요한 영양을 채워주는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목할 성분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피로 해소를 돕고 간 기능을 지원하며 혈압 조절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더운 여름철 농어를 먹으면 기력이 회복된다던 선조들의 경험이 현대 영양학으로도 설명되는 셈이다. 여기에 농어는 수용성 비타민보다 지용성 비타민이 많은데, 특히 비타민 A와 D의 함량이 높다. 비타민 A는 야맹증 예방에,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 건강에 관여하니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에게 두루 이롭다. 신경계 기능과 여러 효소 작용에 관여하는 미량원소 구리(銅) 역시 농어가 자연스럽게 보충해 주는 성분이다.

임산부에게도 농어는 귀한 음식으로 전해졌다. 한방에서는 농어가 기혈을 보하고 태를 안정시킨다고 보았고, 출산 후 산모의 기력 회복과 모유 생성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널리 쓰였다.

조상들은 농어를 회와 맑은탕, 찜, 구이, 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겼다. 농어회는 조선 후기 요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소개될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희고 단단한 살결은 씹을수록 단맛이 돌고 담백함이 뛰어나다. 회로 먹을 때 생강을 곁들인 것은 풍미 때문만이 아니라, 생강의 따뜻한 성질이 생선의 비린 맛을 없애고 살균을 돕는다는 양생의 지혜에서 비롯됐다. 농어 맑은탕은 농어의 양생 가치를 가장 잘 살리는 음식으로 꼽힌다. 맑은 국물에 생강과 파를 넣어 끓이면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데, 여기에 마(山藥)를 더하면 기력을 보하는 효과가 커진다.

좋은 음식도 지나치면 약이 되지 못한다. 옛 의서에서는 농어를 과식하면 창종이나 피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기록했다. 통풍 환자나 습열 체질이라면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편이 좋다. 양생은 많이 먹는 데 있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먹는 데 있다.

◇ 세(勢)를 타는 물고기, 축적에서 나오는 건강의 힘

농어를 바라보면 자연의 이치가 보인다. 머물 곳을 알고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억지로 거스르지 않는다. 노자가 말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이 여기 있다. 여름 제철 농어 한 마리에는 바다의 생명력과 강의 유연함이 함께 담겨 있다.

손자병법 '병세(兵勢)'편은 전쟁의 승패가 병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세(勢)'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손자는 세를 잘 타는 사람은 둥근 돌을 천 길 높은 산에서 굴리듯 한다고 했다. 돌 하나의 힘은 크지 않지만 높은 곳에서 굴러내리는 순간 거대한 힘이 된다. 이것이 병세다.

양생도 다르지 않다.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몸 안에 좋은 기운이 쌓이고 순환해 건강의 흐름을 이룰 때 비로소 생명력이라는 큰 힘이 생긴다. 손자의 병세가 전쟁의 기술인 동시에 양생의 철학이 되는 지점이다.

여름 바다를 대표하는 농어를 보면 그 뜻이 쉽게 다가온다. 농어는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거슬러 싸우지 않는다. 물살을 이용하고 조류를 읽으며 먹잇감이 모이는 곳으로 움직인다. 바다의 흐름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물고기다.

농어의 첫 번째 힘은 회(膾)에서 드러난다. 회는 군더더기가 없다. 희고 맑은 살결에 바다의 정기가 그대로 담긴다. 강한 양념보다 생선 자체의 힘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가장 소박한 조리법이지만 그 안에서 가장 깊은 맛을 끌어낸다. 꾸미지 않음으로써 본질을 드러내는 셈이다. 건강 역시 과도한 보충보다 몸이 가진 회복력을 살릴 때 더 오래간다.

농어조림은 병세의 또 다른 얼굴이다. 간장과 무, 채소가 어우러져 천천히 졸아드는 동안 맛은 깊어진다. 처음에는 제각각이던 재료가 시간이 흐르며 하나의 힘으로 응축된다. 손자가 말한 세란 이렇게 작은 힘들이 모여 큰 흐름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 삶도 그렇다. 하루의 좋은 습관은 미약해 보이지만, 쌓이면 건강이 되고 인품이 되고 운명이 된다.

농어구이는 응축된 에너지를 보여준다. 불길 위에서 기름은 서서히 녹아내리고 살은 더욱 단단해진다. 외부의 열을 만나 본연의 풍미가 짙어지는 것이다. 사람도 시련을 겪어야 깊어진다. 역경 없는 성장은 없다. 농어찜은 조화의 미학이다. 찜은 불과 물이 만나 만드는 음식이어서, 너무 센 불도 너무 약한 불도 안 된다. 적절한 온도와 시간이 필요하다. 양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균형이다. '황제내경'은 건강을 음양의 평형 상태라고 설명한다. 농어찜이 바로 그 음양 조화의 음식이다.

농어튀김은 변화의 힘을 보여준다. 같은 농어라도 뜨거운 기름을 만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병세편에서 손자는 변화무쌍함을 강조했다. 적이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승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자연도 끊임없이 변한다. 봄은 여름이 되고 여름은 가을이 된다. 건강 또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농어 맑은탕은 병세의 완성이다. 맑은 국물 속으로 농어의 영양이 스며든다. 기름지지 않으면서 깊고 시원하다. 여름철 지친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단백질과 타우린, 비타민과 미네랄이 국물에 녹아 몸 깊숙이 스며든다.

농어는 병세편 전체를 닮았다. 바다와 강을 오가며 흐름을 읽고, 때를 기다리며 힘을 비축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움직인다. 자연의 기세를 자신의 기세로 바꾸는 존재다.

오늘날 사람들은 건강에도 속도를 낸다. 단기간에 젊어지고 빠르게 회복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연은 늘 다른 답을 들려준다. 농어가 하루아침에 살이 오르지 않듯 건강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음식이 쌓이고 좋은 생각이 쌓이고 좋은 습관이 쌓일 때, 몸속에는 보이지 않는 세(勢)가 형성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세가 병을 이기고 저속노화의 바탕이 된다. 손자의 병세가 작은 힘의 축적에서 비롯되듯, 노화를 늦추는 길 또한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강한 자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아는 자가 오래간다. 여름 바다의 농어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이다.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

▲ 한국약선요리 창시자 ▲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 중국약선요리 창시자 팽명천 교수 사사 후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

Offene Fragen

  • 농어의 다양한 지역별 명칭은 무엇인가?
  • 농어 섭취 시 피해야 할 구체적인 상황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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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by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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