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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반이민 정서, 단순 혐오 넘어선 '국가 역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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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16 sa önceMundo9 dk okumaSouth Korea

남아공 반이민 정서, 단순 혐오 넘어선 '국가 역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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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며 외국인 추방이 늘고 있지만, 이는 단순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선 사회경제적 불평등, 고실업, 취약한 공공서비스, 정치의 책임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가 역량의 문제로 진단하며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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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며 외국인 추방이 늘고 있으나, 이는 단순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선 사회경제적 불평등, 고실업, 취약한 공공서비스, 정치의 책임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가 역량의 문제로 진단하며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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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지난주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 사회를 맡으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지인에게 걱정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남아공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실업과 범죄, 생활 불안의 책임이 외국인에게 향하고 있고, 그 분노가 거리의 폭력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자경단 성격의 단체들은 병원과 학교, 상점 앞에서 이민자들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약 300명의 가나인이 남아공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불법 이민 단속의 문제가 아니다. 남아공 사회의 불평등, 고실업, 취약한 공공서비스, 그리고 정치의 책임 회피가 이민자라는 약한 대상으로 향하고 있다. 겉으로는 국경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국가 역량의 문제다.

남아공 내무부는 최근 2년간 10만9천344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법치 회복과 국경 관리 강화의 성과로 설명한다. 물론 어느 국가든 이민과 체류 질서를 명확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남아공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단순한 질서 회복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해소되지 않은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안보 불안, 그리고 국내 정치의 포퓰리즘이 한꺼번에 드러난 총체적 위기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경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산업화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국가다. 2025년 2분기 공식 실업률은 33.2%, 구직 단념자를 포함한 확장 실업률은 42.9%에 달했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거는 불안정하며,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자는 가장 손쉬운 분노의 대상이 된다. 구조적 실패의 책임을 국가와 정치에 묻기보다, 눈앞의 힘없는 타자에게 돌리는 것이다. 따라서 남아공의 반이민 정서는 단순한 외국인 혐오로만 볼 수 없다. 그것은 정책 실패와 정치의 책임 회피가 만들어낸 사회적 증상이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토지와 자본, 교육과 주거의 불평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민주화는 정치적 자유를 가져왔지만, 흑인 다수가 기대했던 경제적 자유는 아직 멀게만 보인다. 결국 이민자는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드러내는 상처에 가깝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선거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민 문제는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손쉬운 정치적 수단이 된다. 2024년 총선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가장 경쟁적인 선거 가운데 하나였다. 집권 정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 연립정부 체제의 불안정, 치안과 일자리 불안이 겹치면서 외국인 혐오와 반이민 수사는 주요 정치 의제로 떠올랐다. 정치가 책임을 설명하지 못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언어가 '희생양'의 정치다.

반이민 정서는 포퓰리즘의 언어로 쉽게 재구성된다. 포퓰리즘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단순한 구도로 바꾼다. 한쪽에는 일자리와 복지를 빼앗긴 '착한 국민'을 세우고, 다른 한쪽에는 범죄와 실업의 원인으로 지목된 '나쁜 외국인'으로 갈라치는 대립 구도다. 그러면 불평등, 실업, 치안 불안, 공공서비스 붕괴 같은 구조적 문제는 뒤로 밀려난다. 외국인만 몰아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는 쉬운 선동만 남는다.

'두둘라'(Operation Dudula) 같은 반이민 단체의 등장은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줄루어 계열 표현으로 '밀어낸다'는 뜻을 가진 이 단체는 외국인 배척과 추방을 주장한다. 이들은 병원과 학교, 상점 등에서 이민자를 압박해 왔다. 인권단체들은 이들의 행위가 이민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남아공 하우텡 고등법원도 이민자에 대한 위협과 괴롭힘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했다. 그러나 법원의 금지처분만으로 거리의 정치가 멈추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것이 남아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는 경제 불안과 정치 불신이 커질 때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된다. 미국에서는 국경과 이민 문제가 선거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고,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난민과 이주민 문제는 극우 포퓰리즘의 주요 동원 수단이 됐다. 사회 안의 불안이 커질수록 정치권은 구조 개혁보다 이민자를 탓하는 정치를 선택하곤 한다.

남아공의 문제는 국내 정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남아공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상당수는 짐바브웨, 모잠비크, 말라위, 레소토,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등에서 온 사람들이다. 남아공은 남부 아프리카의 경제 중심이자 유통망의 거점이다. 주변국의 경제난과 취약한 노동시장이 심화할수록 남아공은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의 땅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아공의 반이민 정서는 국내 위기이면서 동시에 남부 아프리카 지역 통합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역설이 있다. 남아공은 오랫동안 범(凡)아프리카주의와 해방의 상징이었다.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투쟁도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연대 속에서 가능했다. 그러나 오늘날 남아공의 거리에서는 같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밀려나고 있다. 해방의 기억을 품은 나라가 배제의 정치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물론 이민 문제를 인도주의의 언어로만 볼 수는 없다. 국경 관리와 체류 심사는 국가의 권한이다. 어느 국가든 이민과 난민 심사, 노동시장 관리, 범죄 대응, 공공서비스 이용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문제는 사법 집행과 혐오 동원이 뒤섞일 때 발생한다. 불법 체류를 단속하는 것과 외국인 전체를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법치는 필요하지만, 법치의 이름으로 혐오가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남아공의 위기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역시 저출산과 고령화 속에서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의 역할이 커지고 다문화사회가 확대하고 있다. 제조업, 농어촌, 건설업, 돌봄 영역 등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이미 현실이 됐다. 지역 산업은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돌아가기 어려운 곳이 늘고 있다. 인구 감소 지역은 이주민 없이는 공동체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도 경계해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일자리 불안이 커지며 지역사회 갈등이 깊어질 때, 이주민은 언제든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남아공의 오늘은 한국의 미래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준비하지 않으면 남의 일이 우리의 일이 된다. 특히 한국은 아직 이민사회로 가는 제도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를 산업 현장의 부족한 인력을 메우는 수단으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갈 구성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약하다. 노동권·주거·교육·의료·지역사회 통합 정책이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이들은 경제적으로는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불안한 존재가 된다.

국경은 닫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한다면, 분노는 잠시 가라앉을 수 있어도 구조적 취약성은 그대로 남는다. 필요한 것은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국가 역량의 강화다. 불법 체류와 범죄는 법에 따라 다루되, 외국인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일반화하지 않는 법치의 원칙이 필요하다. 이민자를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고, 노동시장과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갈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제도적 역량도 필요하다. 한 국가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이주 압박은 지역 협력과 국제 협력의 틀 안에서 함께 풀어가야 한다.

이민자는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아프리카에는 "비가 올 때 한 사람의 지붕만 젖는 것은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다. 남아공의 이민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민자를 밀어내는 것만으로는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없다. 남아공의 진짜 과제는 국경을 더 단단히 잠그는 데 있지 않다. 실업과 불평등, 치안 불안과 공공서비스의 취약성을 견딜 수 있는 국가라는 집을 더 튼튼하게 세우는 데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김성수 교수

현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겸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 USC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정치학 박사, 저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교정치', '현대아프리카의 이해' 외 다수, 외교부·법무부·한―아프리카재단·재외동포청 등 공공기관 정책 자문위원 및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회 한국위원.

Qué observar

Perspectiva de IA — posibilidades, no hechos

  • 남아공 내 반이민 정서는 단기적으로 완화되기 어려울 것

    Probable · En meses

  • 한국 사회에서도 이민자 관련 사회적 갈등 심화 가능성

    Probable · En meses

Preguntas abiertas

  • 남아공 정부의 장기적인 이민 정책 방향은?
  • 반이민 정서 완화를 위한 사회적 노력은 무엇인가?
  •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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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by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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