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이주 노동자 차량 방화 살해 사건 발생…불법 노동 착취 조직 연루 의혹
이탈리아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불법 노동착취 조직에 의해 차 안에서 산 채로 불에 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한 주유소 감시 카메라에 지난 1일 두 사람이 차량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문을 닫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차량에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출신 이주 노동자 5명이 탑승해 있는 상태였다. 이 사건으로 5명 중 4명이 숨졌고, 1명은 뒷문으로 간신히 탈출했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인 희생자들은 해당 지역에서 딸기 수확 작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다 참변을 당했다.
생존자인 모하마드 타지 알라미야르(35)는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범죄 조직과 연루된 파키스탄 마약 밀매업자들이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양손에 붕대를 감고 한쪽 팔에 깁스를 한 알라미야르는 자신들을 숙소로 데리고 가던 용의자들에게 체불 임금에 관해 묻자 갑자기 폭력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희생자들은 모두 유효한 거주 허가증을 받고 수년 동안 이탈리아에 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체포된 용의자 2명을 조사 중이다.
해당 사건 담당자인 알레산드로 달레시오 검사는 "전례가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불법 노동 알선이라는 맥락에서 폭넓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이탈리아는 폭력과 잔학 행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끔찍한 범죄를 규명해 관계된 모든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카포랄라토'(caporalato)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불법 노동 알선 시스템에 대한 논쟁을 다시 촉발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범죄 조직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주로 농업 분야 일자리를 알선한 뒤 임금 등을 착취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칼라브리아주의 농업 담당관인 잔루카 갈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어떤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는 현대판 노예제도에 직면해 있다"며 "노동 착취라는 맥락에서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 깊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을 기반으로 집권했지만, 고령화와 노동 인력 감소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합법적인 이민은 지지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