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resumen
바다 음식 간재미는 한국인의 식문화와 양생 철학을 담고 있으며, 비위와 근골을 돕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콜라겐과 칼슘도 함유해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며, 지역 생활문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손자병법의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처럼, 간재미는 강함보다 균형과 꾸준함의 가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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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 qué importa
바다는 인간의 식생활과 문화, 삶의 지혜가 축적된 공간이며, 간재미는 우리 민족의 식문화와 양생 철학이 녹아 있는 대표적인 바다 음식이다.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식생활과 건강한 노화를 돕는 저속노화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 편집자 주 = 문화체육관광부 집계 기준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은 14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K-콘텐츠와 K-컬처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향유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바다는 인간의 식생활과 문화, 삶의 지혜가 축적된 공간이다. 그 가운데 간재미는 우리 민족의 식문화와 양생 철학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대표적인 바다 음식이다. 서해와 남해의 완만한 해저에서 자라는 간재미는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담백하다. 예로부터 균형과 조화를 중시해온 한국인의 식생활을 보여주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은 몸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건강한 노화를 돕는 저속노화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 비위와 근골을 돕는 바다의 보양식
동양 양생학에서는 간재미를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거나 약간 따뜻한 식품으로 본다. 비위의 기능을 돕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음식으로 여겨졌다. 특히 간은 혈을 저장하고 근육을 주관하며, 신장은 뼈와 골수를 관장한다고 설명한다. 간재미가 예부터 기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 권장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간에서는 허약 체질을 보하는 식품으로 활용됐고, 어촌 지역에서는 병후 회복식이나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이러한 전통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생활 속 경험의 축적이라 할 수 있다.
간재미는 숙취 해소와 해독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활용됐다. 몸 안에 쌓인 열을 식히고 진액을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여겨졌으며, 이는 몸과 마음을 맑게 유지하려는 전통 양생 사상과도 연결된다.
영양학적으로도 간재미는 뛰어난 식재료다. 단백질 함량은 약 17~22% 수준으로 높고 지방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타우린과 리신, 류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회복과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준다.
연골어류 특유의 콜라겐과 칼슘도 주목할 만하다. 뼈째 섭취할 수 있어 칼슘 흡수에 유리하며 관절 건강과 골밀도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전통적으로 간재미를 두고 "근골을 튼튼하게 한다"고 표현한 이유를 현대 영양학이 뒷받침하는 셈이다.
간재미의 가치는 영양을 넘어 지역의 생활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표 음식인 간재미회무침은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향토음식이다.
봄에서 초여름 사이 살이 오른 간재미를 식초에 절인 뒤 미나리와 채소를 넣어 무쳐 먹는다. 새콤하고 매콤한 맛은 입맛을 돋우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워준다. 여러 사람이 함께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공동체 문화와도 깊이 연결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간재미를 '소분'이라 기록하며 홍어와 구별했다. 살이 두툼하고 맛이 좋다고 평가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간재미의 특정 부위를 약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바다 생명을 남김없이 이용하려는 선조들의 생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손자병법 '모공'이 보여주는 간재미의 철학
손자병법 모공 편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가장 뛰어난 전략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흐름을 만드는 데 있다.
간재미의 매력도 여기에 있다. 강렬한 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홍어와 달리 간재미는 담백함과 균형감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 억지로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힘이 있다.
간재미회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이다. 간재미무침은 미나리와 채소, 양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간재미찜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익히면서 깊은 맛을 만든다. 간재미탕은 재료들이 어우러져 국물의 풍미를 완성한다. 모두가 과함보다 균형을 추구하는 조리법이다.
우리 선조들은 간재미를 계절에 맞춰 먹었다. 살이 오르는 봄과 초여름을 기다렸다가 식탁에 올렸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제철을 존중하는 식생활이었다.
간재미 한 점에는 바다의 시간과 사람의 기다림이 담겨 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몸은 급하게 바뀌지 않는다. 좋은 식재료를 제철에 맞춰 먹고, 균형 잡힌 생활을 이어갈 때 비로소 건강한 노화가 가능하다.
간재미는 우리에게 조용한 메시지를 전한다. 강함보다 균형이 오래가고, 화려함보다 꾸준함이 깊다는 사실이다. 바다가 길러낸 이 담백한 생명은 오늘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
▲ 한국약선요리 창시자 ▲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 중국약선요리 창시자 팽명천 교수 사사 후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