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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장 건강, 의지가 아닌 '뱃속 정원' 가꾸기에 달렸다
장 건강, 의지가 아닌 '뱃속 정원' 가꾸기에 달렸다
Santé
연합뉴스7 sa önceSanté7 dk okumaSouth Korea

장 건강, 의지가 아닌 '뱃속 정원' 가꾸기에 달렸다

L'essentiel

장내 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은 체중 조절, 면역 체계 훈련, 기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래된 친구'라 불리는 유익균과 '나쁜 녀석들'로 불리는 유해균의 균형이 중요하며, 이는 식물성 음식 섭취와 가공식품 멀리로 조절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지도가 구축되어 맞춤 의학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Résumé généré par IA

Pourquoi c'est important

장내 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은 체중 조절, 면역 체계 훈련, 기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건강한 한국인 683명을 대상으로 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지도가 구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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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문화체육관광부 집계 기준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은 14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K-콘텐츠와 K-컬처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향유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밝힌바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다이어트는 의지의 싸움이 아니라, 뱃속 생태계를 어떻게 가꾸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그 생태계는 도대체 어떻게 가꿔야 하는가. 값비싼 주사도, 굶겠다는 결심도 답이 아니라면,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 답을 찾기 전에, 우리 뱃속에 사는 세균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부터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장내 미생물총,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 몸에서 맡은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체중을 조절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이 거기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뽑아낼지, 언제 배가 고프다고 느낄지, 무엇이 먹고 싶어질지, 식사 후 혈당이 얼마나 치솟을지를 모두 장내 세균이 좌우한다. 1편에서 본 '뚱뚱한 쥐와 마른 쥐' 실험이 보여준 그대로다. 세균은 사람을 살찌게도, 마르게도 할 수 있다.

둘째, 면역 체계를 가르친다. 장내 세균은 외부 침입자로부터 장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면역 시스템 전체를 훈련하고 조율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천식과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 질환, 염증성 장 질환(IBD)과 1형 당뇨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3편에서 살펴본 대로 '오래된 친구'들이 사라진 장내 환경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셋째, 기분을 만든다. 세균은 우리 몸이 소화하지 못한 음식 찌꺼기를 다양한 호르몬과 화학물질로 바꿔 놓는다. 이 물질들은 식욕뿐 아니라 기분과 전반적인 건강까지 좌우한다. 장과 뇌를 잇는 고속도로인 미주신경, 그리고 고양이의 뇌에 맞먹는 신경세포가 깔린 '제2의 뇌'를 통해, 장내 세균은 머릿속 뇌에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장내 세균의 구성을 바꾸면 불안과 우울이 줄어들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는 이유다.

◇ '오래된 친구'와 '나쁜 녀석들'

그렇다면 우리가 가꿔야 할 정원에는 어떤 식구들이 살고 있을까.

유익한 쪽, 이른바 '오래된 친구'(Old Friends)들의 명단에는 장내 세균의 양대 문(門)을 이루는 피르미큐테스(Firmicutes)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장 점막을 보호하는 단쇄지방산 뷰티르산(Butyrate)을 만드는 균들, 그리고 아커만시아(Akkermansia), 크리스텐세넬라(Christensenella), 우리에게 익숙한 유산균(Lactobacillus)과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 등이 올라 있다.

반대편 '나쁜 녀석들'(Bad Guys)에는 캄필로박터와 살모넬라, 그리고 항생제를 오래 쓴 뒤 장을 장악해 큰 문제를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 diff) 등이 있다.

다만 선악의 경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대장균(E. coli)은 이름만 들으면 식중독을 떠올리게 하는 나쁜 이미지지만, 장 속에 적절히 자리 잡으면 비타민 합성을 돕는 유익한 일꾼이 된다. 3편에서 본 역설은 더 극적이다. 십이지장충은 크론병 치료에, 촌충은 비만 치료의 가능성을 두고 연구되고 있다. 결국 핵심은 '좋은 균이냐 나쁜 균이냐'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이루는 균형을 살리는 일이다.

◇ 식물에서 온 음식 vs 공장에서 온 음식

그 균형을 가르는 가장 간단한 기준이 있다. 영어 단어 '플랜트'(plant)에는 '식물'과 '공장'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이를 빌리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식물에서 온 음식(food from plant)은 좋고, 공장에서 만든 음식(food made in plant)은 나쁘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처럼 식물에서 비롯된 음식은 '오래된 친구'들의 먹이가 된다. 반면 공장에서 고도로 가공돼 나온 초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유익균을 굶기고 유해균을 살찌운다. 같은 '플랜트'에서 나왔어도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채소와 과일은 왜 몸에 좋을까. 흔히 두 가지를 든다. 비타민처럼 우리 몸이 꼭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 운동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채소와 과일은 장내 세균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뱃속에 사는 수십조 마리의 세균을 먹이기 위해 채소를 먹는 셈이다. 2편에서 소개한 대로 블루베리, 포도, 녹차처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이 유익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접시를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으로 채우라는 조언에는 이런 과학이 담겨 있다.

정리하면, 장내 세균의 균형을 살리는 실천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항생제를 오래 복용한 뒤에는 반드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항생제는 유해균과 함께 '오래된 친구'들까지 쓸어버리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유익균으로 다시 채워줘야 한다. 둘째, 패스트푸드와 초가공식품을 멀리한다. 셋째, 무지개색 채소와 과일을 늘려 다양한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한다. 넷째, 유익균을 보충해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긴다.

여기에 히포크라테스가 일러둔 또 하나의 처방, 규칙적인 걷기를 더 하면 된다.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매일의 식탁과 발걸음이 곧 뱃속 정원을 가꾸는 도구다.

◇ '한국인 표준 지도'가 나왔다

그런데 한 가지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와 기준은 대부분 서구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2편에서 소개한 영국 기업 ZOE의 맞춤 영양 서비스도 영국인 데이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식습관도, 유전적 배경도 다른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이 공백을 메우는 의미 있는 진전이 최근 국내에서 나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6년 1월, 건강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지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한 한국인 683명에게서 확보한 728개의 분변 샘플을 유전자 시퀀싱, 샷건 메타지놈 분석, 대규모 균주 배양, 머신러닝 분석으로 통합 해석해,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한국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기준 구조를 도출했다. 그 결과 한국인 정상인 집단에서 6개의 장 유형(enterotype)이 규명됐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분화 양상이 뚜렷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저 하나의 통계 자료로 볼 게 아니다. 직전 칼럼에서 언급한 맞춤의학, 즉 개개인의 유전자와 생활방식, 장내 미생물 구성까지 고려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에게 맞는 의학'을 한국인에게 적용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뜻이다. 서구의 잣대를 빌려 쓰던 시대에서, 한국인의 뱃속을 한국인의 기준으로 들여다보는 시대로 넘어가는 출발점인 셈이다.

2천500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에서 시작해, 오늘 한국인의 장내세균 지도에 이르기까지, 과학은 같은 진실을 가리킨다. 주사 한 방으로 잠시 살을 뺀다 해도, 뱃속 정원이 황폐한 채로 남아 있다면 체중은 결국 되돌아온다. 건강의 시작은 배 속에 있고, 그 정원을 가꾸는 일은 매일의 식탁에서 '오래된 친구'들에게 무엇을 먹이느냐에 달려 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Questions ouvertes

  • 한국인 장 유형별 구체적인 건강 영향은?
  • 맞춤 의학 적용 시 예상되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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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by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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