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 사업가 살해범 무기징역 확정…유족·정부, 10년 추적 끝 결실
Hızlı Bakış
- 필리핀에서 한인 사업가 고 지익주 씨를 살해한 전직 경찰 간부 라파엘 둠라오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 10년간의 유족의 노력과 언론 추적, 정부의 외교적 노력의 결실이지만,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과제는 여전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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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사업가 지익주 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이 검거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10년간의 유족과 언론, 정부의 노력의 결과이지만,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 구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필리핀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인 전직 경찰 간부 라파엘 둠라오가 약 2년여의 도피 끝에 검거돼 최근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 집행을 위해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는 10년에 걸친 유족의 피눈물과 언론의 집요한 추적, 외교 당국과 정치권의 총력전이 만들어낸 종합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범죄자 한 명을 철창에 가뒀다고 해서 비극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의 검거는 유족에게 늦게나마 위로를 줬으나, 한국 사회에는 국경 밖 사법 시스템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라는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동포사회는 '타국의 사법주권 존중'이라는 명분으로 외교 당국이 그간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에 다소 소홀한 측면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제2, 제3의 지익주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재외국민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정부 대책 진화…코리안데스크 증원·ODA 사업 확대
외교부는 지난 3월 강력범죄를 포함한 각종 사건·사고로부터 재외국민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2차 재외국민보호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해 유관 부처와 함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 한인 대상 강력범죄 대응책을 지속해서 요구한 결과, 2025년 8월부터 필리핀 전역 8개소에 우리 국민 사건·사고 전담 창구인 '코리안 헬프데스크'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한인 밀집 지역의 순찰 인력도 늘었다. 경찰청도 지난 4월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 경찰 인력 1명을 추가 파견함으로써 필리핀 전역에 4명(마닐라 2명, 앙헬레스 1명, 세부 1명)의 상주 인력을 확보했다.
특히 외교부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치안 역량 강화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확대해 현지 사법 당국이 한국인 대상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영토주의에 갇힌 법망, 두 번 우는 범죄 피해자 가족
그러나 이러한 행정적 수치와 대책에도 불구하고 법리적 한계는 여전하다. 지씨 사건은 해외에서 강력범죄를 당한 우리 국민과 유족이 놓인 법적·경제적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줬다.
현행 '범죄피해자 보호법'은 원칙적으로 영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범죄를 당한 피해자에게는 치료비와 생계비, 심리 상담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반면, 해외에서 피해를 본 국민은 이러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
유족 최경진 씨처럼 재외국민이 현지에서 법정 다툼을 하려면 소송 비용, 통역비, 사설 경호 비용 등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타국 공권력에 의한 범죄임에도 주재국 정부로부터 배상이나 보상을 받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2010년 마닐라에서 발생한 '홍콩 관광객 인질극 사건'을 선례로 꼽는다. 당시 전직 필리핀 경찰의 인질극으로 홍콩인 8명이 사망하자, 홍콩 정부는 필리핀에 여행 주의 경보를 내리고 경제 제재를 불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4년 만에 필리핀 정부의 공식 사과와 유족 배상을 끌어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자국민이 타국 공권력에 의해 살해당했음에도,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나 배상 요구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포사회에서는 중대 강력범죄 피해자에게 국가가 현지 법률 대리인 선임 비용, 통역비, 재판 참관을 위한 체류비 등을 사전 지원하고, 추후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예외적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입법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유족 최씨는 외교부와 재외동포청 등을 상대로 ▲ 재외국민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 특별법 제정 ▲ 영사 조력 범위 격상 ▲ 재외국민 보호 매뉴얼 전면 재검토 등을 요청하고 있다.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유족의 호소에 정치권도 응답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주범 검거 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에서도 특별법 제정 등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 사법공조 마침표 '수형자 이송조약'…양국 협상 진행 중
필리핀 사법당국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둠라오 같은 중범죄자가 현지 교도소에서 제대로 형기를 채우는지 감시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대사관도 이를 의식해 주범 검거 직후부터 대통령실과 법무부, 내무부 등 필리핀 당국에 형 집행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한 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양국 간 '수형자 이송조약' 체결은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동포사회는 둠라오가 복역 중 병보석이나 특별사면으로 풀려나는 상황 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필리핀과의 수형자 이송조약 체결을 꾸준히 촉구해왔다.
한국과 필리핀 사이에는 범죄인인도조약과 형사사법공조조약이 맺어져 있으나, 3대 핵심 사법공조의 마지막 퍼즐인 수형자 이송조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이 조약이 체결된다고 해서 필리핀 국적의 둠라오가 한국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국에서 제대로 형기를 채우도록 양국 정부가 지속해 관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둠라오가 필리핀 현지에서 부당하게 가석방되거나 사면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 외교부와 법무부는 조약에 기반한 사법 공조 채널을 통해 현지 당국에 강력히 항의하거나 형 집행 준수를 요구할 수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양국 간 협력의 폭을 넓히기 위한 차원에서 수형자 이송조약 체결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속한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캠프 크레임'에 세워질 추모비, 망각에 맞서는 국가의 약속
지씨 사건 10주기를 맞는 올해 하반기에는 상징적인 외교적 결실을 앞두고 있다. 필리핀 경찰청 본청(PNP) 내부에 '고(故) 지익주 추모비'를 설치하는 방안이 양국 간 치열한 조율 끝에 최종 승인 단계에 돌입했다.
추모비 설치 장소인 '캠프 크레임' 부지는 필리핀 정부가 법으로 지정한 역사 유적지다. 따라서 추가 구조물을 설치하려면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의와 경찰청 내부 동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자국의 치안 심장부이자 범행 현장에 타국인 피해자의 추모비를 세우는 것은 필리핀 사법당국 입장에서는 치욕스러운 과오를 영구히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반발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사관과 외교부는 양국 고위급 면담과 한-필리핀 영사협의회에서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을 넘어, 필리핀 공권력 내부의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임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지난 3월 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강력한 외교적 동력이 형성되면서 국가역사위원회의 동의와 필리핀 경찰청의 원칙적 동의를 모두 확보했다.
동포사회의 한 관계자는 "추모비는 단순한 위령의 공간이 아닌, 향후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을 대할 때 '한국이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무언의 경고를 보내는 가장 강력한 감시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한인회총연합회 측은 "주범에 대한 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속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나아가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무고한 희생이 따르지 않도록 대사관 및 필리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Bundan Sonra Ne Olabilir?
Yapay zekâ öngörüsü — kesinlik taşımaz
한국 정부는 재외국민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다.
Muhtemel · Aylar içinde
한-필리핀 수형자 이송 조약 체결 협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Muhtemel · Aylar içinde
Açık Sorular
- 해외 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법적·제도적 방안은 무엇인가?
- 한국과 필리핀 간 수형자 이송 조약 체결은 언제 완료될 것인가?
- 필리핀 사법 시스템 내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