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Look
- 지난해 강릉을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오봉저수지가 메마르고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 1년 후, 강원도는 물관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하 저류 댐 건설, 누수율 관리 강화 등 물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AI-generated summary
Why It Matters
지난해 여름 강원도 강릉을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오봉저수지가 메마르고 농작물 피해가 속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지역의 취약한 물 공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지난해 여름 강원도 강릉을 덮친 극심한 가뭄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강릉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가 메마르면서 제한 급수까지 실시했고, 농업용수 부족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강릉을 방문해 가뭄 현황을 점검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8월 강릉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강릉 가뭄 사태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의 취약한 물 공급 구조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가뭄의 악몽을 겪은 지 1년이 흐른 지금, 지자체가 추진 중인 물관리 정책과 향후 과제를 살펴봤다.
◇ '108년 만의 최악 가뭄'…관광도시 강릉을 뒤흔든 가뭄
지난해 강릉지역은 단순히 비가 적게 온 수준을 넘어섰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들의 주된 상수원이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간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 도시 전체가 물 부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시민들은 제한 급수 가능성까지 걱정해야 했다.
농촌지역 상황은 더 심각했다.
논과 밭에 물을 대기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은 양수기와 관정을 동원해 급한 불을 껐고,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생육 부진과 생산량 감소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 피서철과 맞물리며 물 부족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강원도와 강릉시는 비상 급수 대책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물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 누수율 관리부터 취수원 확보까지…물관리 체계 점검 전환점
가뭄 이후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해 9월 물관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도의회는 특위 구성 배경에 대해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장기화와 취수원 고갈, 수자원 인프라 부족, 용수 공급 불균형 문제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기만 기다리는 방식의 물관리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역 사회 위기감 속 특위는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역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점검과 대안 마련에 나섰다.
특위에 따르면 가뭄 이후 강원도는 총 25개 사업, 5천91억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업용수 분야에서는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 사업을 비롯해 오봉저수지 준설, 보광지구 용수개발, 장현저수지 활용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 피해 복구를 위해서는 282개 농가를 대상으로 73억원 규모의 복구비를 지원했다.
생활용수 분야 투자도 적지 않다.
노후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에는 918억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농어촌 생활용수 개발 사업에는 218억원, 소규모 수도시설 개량 사업에는 57억원이 각각 반영됐다.
특히 특위는 시급한 과제로 누수율 관리를 꼽기도 했다.
새로운 취수원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는 물을 줄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가뭄 사태 이후 지난해 도가 발간한 강릉 가뭄 백서에 따르면 도는 중장기 가뭄 대책으로 크게 생활용수 기본 대책과 농업용수 기본 대책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생활용수 기본 대책으로는 대체 수자원 확보를 통해 안정적 취수원 확보를 위한 지하 저류 댐, 하천과 바다 등으로 방류되는 처리수 활용을 위한 하수처리수 재이용, 시설 노후화에 따른 상수도시설 안정화를 위한 시설 정비 및 확충 등을 제시했다.
농업용수 기본 대책으로는 농업용수 확보 장기 대책을 마련했다.
◇ 지하 저류 댐부터 광역 공급망까지…영동지역 물 정책 대전환 추진
현재 추진 중인 사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는 강릉 연곡 지하 저류 댐 건설이다.
저류 댐은 가뭄 시에도 안정적으로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 시설로 평가받는다.
특위는 연곡 지하 저류 댐 완공을 단기 대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가뭄이 발생한 시·군에 다른 지역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군 간 상수도 비상 연계 구축 방안도 논의됐다.
한 지역에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인접 지역이 즉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영서권의 북한강 수계를 영동권까지 연결하는 비상 급수 관망 구축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위 활동 과정에서는 다양한 정책 제안도 나왔다.
심오섭 의원은 오봉저수지 활용 체계를 재구성해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기하 특위 부위원장은 누수율 관리와 관로 정비를 생활용수 안정화의 핵심 대책으로 제시했다.
지광천 의원은 단기적으로 지하 저류 댐 설치를 추진하되 장기적으로는 삼척∼속초 광역 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길수 의원은 도암댐 수질 개선과 활용 방안 마련을 주문했고, 최종수 의원은 상류 지역 소규모 댐 전수조사와 중장기 계획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혁열 특위 위원장은 생활용수뿐 아니라 농업용수와 농작물 피해까지 포함한 종합 대응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물 공급시설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1월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동해안지역 지속 가능한 물관리 혁신 심포지엄에서는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가운데 영동지역의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과 장기적인 물 자원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계운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강릉과 영동지역 물순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미영 동국대 교수는 광역상수도 확충과 지하수 관리 강화를, 이태관 계명대 교수는 도암댐 수질 개선과 유역 단위 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 6·3 지방선거에서도 핵심 쟁점 된 가뭄
이번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물 문제는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여야 후보들은 가뭄 대응 과정과 향후 물 공급 대책, 상수원 확보 방안 등을 놓고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였다.
특히 가뭄 이후 추진된 상수도 확충 사업과 국비 확보 성과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물 문제는 지역 현안을 넘어 선거판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제한 급수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 사이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요구가 커지면서 물 정책은 후보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됐다.
강릉 가뭄 당시 민주당 강릉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중남 강릉시장 당선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강릉 방문을 요청, 함께 현장을 누비며 가뭄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제시했던 물 정책들이 실제로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해 가뭄 당시 드러난 취약한 물 공급 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상수원 확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새 시정의 가장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여름 강릉을 뒤흔든 가뭄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 사회 전반에 물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뭄 이후 추진하고 있거나 공약으로 내세웠던 각종 정책이 앞으로 얼마나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기는 넘겼지만, 숙제는 여전…"기후 위기 먼 미래 이야기 아니야"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위기감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뭄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가 심화할수록 영동권의 물 부족 문제는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관리 특위는 활동 결과 보고서를 통해 취수원 다변화, 대형 관정 개발, 광역상수도 확충, 생활용수 네트워크 구축, 도암댐 활용 방안 마련 등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강릉을 덮친 가뭄은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영동권 물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 경고장이었다.
김진태 도지사는 강릉 가뭄 백서 발간사를 통해 "강릉 가뭄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재난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경고"라며 "강원도는 이번 가뭄을 계기로 물관리 정책을 한층 더 강화하고 선제적 가뭄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까지 이어졌던 위기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가운데, 가뭄 이후 추진하고 있거나 공약으로 내세웠던 각종 정책이 앞으로 얼마나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at to Watch
AI outlook — possibilities, not facts
지하 저류 댐 건설 및 누수율 관리 강화로 생활용수 공급 안정화
Likely · Medium term
영서권과 영동권을 잇는 광역 상수도망 구축 논의 본격화
Possible · Long term
Open Questions
- 추진 중인 물 관리 정책의 실질적 성과는 언제 나타날 것인가?
- 기후 위기 심화 시 현재의 물 관리 체계는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
- 광역 공급망 구축 등 장기적인 물 확보 전략은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