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 역사적 잘못 인정하되 배상은 어렵다는 입장 고수
찰스 3세 국왕이 카리브해 순방 중 노예무역을 '끔찍한 불의'라고 표현하며 유감을 표했으나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역사적 잘못은 인정하되 배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리브해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배상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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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1807년 노예무역을 불법화하고 1833년 대영제국 내 노예제를 완전히 불법화했다. 노예 소유주 보상을 위해 영국 정부가 진 부채는 2015년에야 완전히 상환됐다. 카리브 공동체(CARICOM) 소속 15개국은 2013년 노예제에 대한 배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아프리카연합(AU)은 2023년 이를 지지했다. 네덜란드는 2022년 노예무역에 대해 공식적인 국가 차원의 사과를 했으며, 1년 뒤 국왕도 개인적으로 사과했다.
영국 정부가 과거 대서양 노예무역에 대한 공식 사과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찰스 3세 국왕이 과거 노예무역을 "끔찍한 불의"라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영국 정부는 역사적 잘못은 인정할 수 있지만 금전적 배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라 과거 식민지였던 카리브해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를 순방중인 찰스 3세는 3일(현지시간) 앤티카 바부다에서 영연방 정상회의를 개막하며 노예무역에 관해 이같이 표현했다고 AFP통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찰스 3세는 "이전에 말했듯 그 수치스러운 역사의 한 장은 제 마음을 공포로, 제 영혼을 가장 깊은 개인적인 슬픔으로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다만 노예무역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진 않았다. 영국과 자메이카를 포함한 14개국의 국가 원수인 찰스 3세는 수년 동안 역사적 잘못을 바로잡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공식 사과는 정부의 결정 사항이라는 게 왕실 입장이다.
WSJ이 인용한 노예무역 데이터베이스 '노예 항해'(Slave Voyages)에 따르면 16세기∼19세기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강제 이송된 아프리카인은 약 1천200만명에 달한다. 영국 선박은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을 운송했다.
영국은 18세기 말 노예제 폐지 운동이 일자 1807년 노예무역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예를 실은 선박을 차단하기 위해 왕립 해군을 투입했다. 1833년엔 대영제국 내 노예제를 완전히 불법화하고 제국 전역의 노예를 해방하기 위해 정부 연간 예산의 40%를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노예 소유주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진 부채는 2015년이 돼서야 완전히 상환됐다.
옛 식민국가들은 지난 수십년간 영국 정부를 향해 역사적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하라고 요구해 왔다.
2013년 카리브 공동체(CARICOM) 소속 15개국은 노예제에 대한 배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아프리카연합(AU)도 2023년 이를 지지했다. 자메이카는 최근 영국 왕에게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노예무역에 대한 영국의 책임을 공식 사과할 의향은 있으나 배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3일 기자들에게 거듭 "우리는 배상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면서 "하지만 영연방 국가들의 발전을 지원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서인도제도 대학을 위해 한 컨설팅 회사가 산출한 추산치에 따르면 영국이 노예제 문제와 관련해 카리브해 14개국 그룹에 배상해야 하는 규모는 24조 달러에 달한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버넘 총리에게 공식 사과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는 노예무역에 대해 사람들에게 배상금을 줘서는 안 된다. 버넘 총리는 사과도 해선 안 된다"며 그게 금전적인 요구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옛 식민 지배국들은 산업적 규모로 자행된 노예무역에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배상 청구 물결이 밀려들 것을 우려해 공식 사과는 피해 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만이 2022년 노예무역에 대해 공식적인 국가 차원의 사과를 했고 1년 뒤 네덜란드 국왕도 당시 왕실의 역할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과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배상금을 지급하진 않았으나, 대신 교육·기념 사업을 위한 2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소수의 개인으로부터 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으나 지급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노예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사람은 없다. 과거 의회 차원에서 노예제를 공식 사과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적은 있으나 역시 배상금 지급 의무는 포함하지 않았다.
AI outlook — possibilities, not facts
영국 정부가 공식 사과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Possible · Within months
카리브해 국가들의 배상 요구가 계속될 것이다
Very likely · Within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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