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긴급체포 당시 압수수색을 누락해 증거 확보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됨.
'수원 마약영상' 속 30대 남성을 수사 중인 경찰이 긴급체포 당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국과수 모발 감정 등에서 필로폰 양성이 나왔으나, 초기 대응 미흡으로 수사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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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펜타닐 투약 의혹이 제기된 남성의 영상이 SNS에 확산함.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김지원 기자 = 이른바 '수원 마약영상' 속 30대 남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당시 긴급체포를 하면서도 압수수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해당 피의자의 석방 후 10여 일이 지나 뒤늦은 압수수색을 통해 필로폰을 발견했으나, 이미 수사의 적기를 놓친 뒤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 '좀비 마약' 영상 확산…수사의 시작
7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지난 4일 A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류 소지 및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신병 확보 시도는 경찰의 꼼꼼하지 못한 수사 탓에 무려 두 달여 만에 가까스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6월 22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투약한 듯 등이 굽은 채 양팔을 늘어뜨린 한 남성이 비틀대는 영상이 SNS에 확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은 수사에 착수, 영상 촬영 장소 부근의 CCTV를 뒤져 이 남성의 신원을 A씨로 특정해 하루 만에 찾아냈다.
이어 A씨를 상대로 한 마약 간이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긴급체포했다.
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경찰은 동종 전과 이력 등을 볼 때 마약류를 투약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체포 이튿날인 같은 달 24일 A씨의 소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비 감정 결과 필로폰 음성 판정이 나와 상황이 급반전했다.
마약류 투약 사건에서 혐의 유무를 가르는 핵심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자 경찰은 A씨를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A씨를 석방하면서 그가 당초 임의 제출을 거부했던 모발을 제출받아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 보강 수사의 여지를 남겼다.
소변 감정은 최근 일주일 치의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반면, 모발 감정은 모발이 자란 기간에 따라 수개월에서 최장 1년가량의 과거 투약 정황까지 추적할 수 있다.
◇ 긴급체포하고도 압수수색은 안 한 경찰…왜?
그런데 사건 당일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하고도 압수수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형사소송법은 긴급체포한 자의 주거지 등에 대해 24시간 이내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의자의 체포 이후 공범 등에 의한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예외적으로 긴급압수수색을 인정하는 것인데, 경찰이 이런 수사 절차를 아예 밟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경찰이 A씨의 이상행동과 범죄 전력에만 매몰돼 선입견을 갖고 수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긴급체포 후 36시간 이내에 (검찰에) 구속영장 신청을 마무리 지어야 해서 시간적 제약이 컸다"며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이미 혐의가 상당히 소명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급체포할 정도로 사안이 중하다고 보면서도 직접적인 증거물 확보는 하지 않고 마약 간이검사 결과에만 의존했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약 간이검사는 결과가 정확하지 않은 사례가 종종 보고되기 때문에 마약류 투약 의심자에 대한 체포는 혐의 인정 및 마약류 소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A씨의 경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데다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신병 확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신과 약물은 마약류와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경우가 많아 마약 간이검사에서 위양성이 나오기도 한다.
◇ '뒷북' 압수수색…혐의 인정될까
경찰은 A씨를 석방한 지 12일 만인 지난 7월 6일 A씨의 주거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비닐 팩 안에 있던 소량의 필로폰을 발견했다.
A씨를 긴급체포하면서 동시에 긴급압수수색을 단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경찰은 한 차례 긴급체포했다가 석방한 적이 있는 A씨를 필로폰 소지 혐의만으로 다시 체포할 수는 없었고, 불구속 상태에서 보강 조사를 해나가야 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지난달 18일 국과수로부터 A씨의 모발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결과를 회신했다.
수사가 한발 늦었던 데다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서 투약 시점과 장소, 구입 경로 등을 밝히지 못한 경찰은 결국 A씨에게 필로폰 '소지' 혐의만을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경찰은 주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추가했다.
A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정신과 약물로 처방받은 적이 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인 만큼,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사를 계속해 모발 감정 양성(필로폰)과 향정 혐의(불법 투약)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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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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