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세 최형우, 4,011일 만의 포스트시즌 출전에서 홈런과 호수비로 맹활약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의 PO 2차전에서 최고령 출전, 안타, 타점, 홈런 기록을 모두 경신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수비 불안 우려를 불식시키는 호수비와 쐐기 홈런으로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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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2015년 이후 4,011일 만에 삼성 소속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KBO리그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전, 안타, 타점, 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루 리드의 1972년 명곡 '퍼펙트 데이'(Perfect Day) 2절 도입부 가사에는 '그저 완벽한 하루, 모든 고민은 잊어버린 채'(Just a perfect day, Problems all left alone)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수비에 대한 고민과 싸웠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42)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가사다.
최형우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KIA 타이거즈와 2차전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1차전은 부상 복귀 후 수비가 힘든 구자욱이 먼저 출전하는 바람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그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삼성 소속으로는 2015년 10월 31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4천14일 만에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섰다.
경기를 앞두고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한 것에 대한 질문이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쏟아졌다.
최형우가 정규시즌 좌익수로 출전한 것은 단 6경기뿐이며, 최종전이었던 12일 대구 kt wiz전에서는 1회 최원준의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최형우 수비가 과소평가 된 것 같다"며 감쌌다.
1차전에서 산발 2안타에 그쳐 1-5로 패했던 삼성으로서는 최형우의 수비가 다소 불안하더라도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최형우는 2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애덤 올러를 상대로 깔끔한 우전 안타를 터트려 팀의 첫 안타를 책임졌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어도, 잠들었던 삼성 타선을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4-1로 앞선 5회 2사 만루에서 맞이한 타석에서는 이의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달아나는 타점을 책임졌다.
6회초에는 그토록 걱정했던 수비에서 환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2사 후 해럴드 카스트로가 왼쪽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자 완벽한 펜스 플레이로 공을 잡은 뒤 2루에 정확히 송구했다.
24년 전 프로에 포수로 입단했던 선수답게 송구는 강력했고, 2루에서 카스트로를 잡아냈다.
그 아웃카운트로 6이닝을 채운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아이처럼 기뻐하며 펄쩍 뛰었고, 2루에서 최형우의 송구를 받아낸 류지혁은 최형우에게 그 공을 기념구처럼 건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8-2로 점수를 벌리는 7회말 홈런으로 '퍼펙트 데이'를 완성했다.
최형우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범수의 슬라이더를 공략,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8m짜리 대형 솔로포를 가동했다.
최형우는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8-3 승리를 견인했다.
42세 10개월 11일로 2차전을 치른 그는 역대 KBO리그 PS 최고령 출장(종전 NC 다이노스 이호준 41세 8개월 13일), 최고령 안타와 타점(종전 NC 이호준 41세 8개월 7일), 홈런(종전 삼성 강민호 40세 2개월 1일) 기록을 차례로 수립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형우는 홈런과 보살 가운데 무엇이 기뻤냐는 질문에 "보살이 백 배는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원래는 주자를 잡을 생각까지는 없었다. 잡고 바로 던졌는데 제가 봐도 말도 안 되게 잘 갔다. 운 좋게 잡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좋은 수비를 보여줬어도 여전히 수비는 최형우에게 숙제다.
그는 "지금도 부담은 있다. 계속 있다. 단기전은 실수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진만 감독이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로 옮겨 치러지는 3차전에도 좌익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전화 한번 드려야겠다. 야구장이 (대구보다) 커지는 걸 모르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최형우는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그는 "평범한 뜬공 잡았더니 크게 환호해주시고, 파울 플라이 잡으려고 뛰어가니까 손뼉 쳐주셨다. 경로 우대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했다.
타석에서 각종 최고령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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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은 3차전에서도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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