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장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할 가능성도 나와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반려하며 사법부 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침해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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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면 청와대가 이를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반려하면서 대법원도 후속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 발표 이후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제청 요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손봉기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한 뒤 이미 여권을 중심으로 청와대 재제청 요구 예상이 나왔던 터라 사법부 내부에서도 향후 시나리오를 검토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안팎에선 제청이 반려될 경우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대법관 후임 추천을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다시 추천 절차를 진행하리란 관측이 나왔다.
현행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도록 정해서다.
청와대는 앞서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나머지 후보 가운데 제청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추천위원회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후보들에게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물어본 것과 관련해 나온 발언이지만, 결과적으로 추천위가 기존에 추천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하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를 선호해왔고, 조 대법원장은 김 고법판사의 배우자가 현 정권에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이 경우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기 어렵단 분석이다.
수도권 법원 한 부장판사는 "청와대가 남은 세 명 중에서 다시 제청하라는 뉘앙스를 풍긴 게 아닐까 싶다"며 "이제 '강 대 강'으로 붙어버린 상황이라 어떻게 할지는 대법원장 판단에 달린 듯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나온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당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부 안팎에선 청와대의 이번 재제청 요구를 두고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한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지웅 변호사는 "이런 식의 재제청이 허용되면 '재재제청', '재재재제청'을 거쳐 결국 원하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법부의 제청권을 형해화(이름만 있고 역할을 못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선례도 없다. 이승만 정권 시절에도 대법원장 제청 갈등이 빚어지자 대통령이 한발 물러났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정도가 이승만 정부 시절보다 못하게 퇴행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적으로는 추천위 구성을 새로 하는 것도, 기존 후보 중 제청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약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 마음에 드는 사람을 제청할 때까지 계속 재제청 요구를 하게 되면서 대법원장과 대통령 간 '핑퐁 게임'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법관들도 청와대가 기존 후보들 가운데 다시 제청 후보를 정하라는 것은 제청권 무력화로 보인다는 반응이다.
한 부장판사는 "(기존 후보 중 고르라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제청될 때까지 계속 반려를 해서 결국 대통령이 제청하는 사람을 고르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추천위에서 다시 추천하거나 추천위를 다시 구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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