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비 부담 앞세운 극우 세력, 국방비 증액·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나토 목표 달성 '빨간불'
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하면서 국방비 증액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고 나토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생활비 부담을 이유로 한 이들의 반대 기조가 나토의 안보 역량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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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에서 생활비 부담 가중과 함께 극우 정당들이 인기를 얻으며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 및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럽 재무장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부상 중인 극우 정당들은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국방비 증액과 우크라이나 지원, 국방 분야의 유럽연합(EU) 역할 확대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강경 우파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지난주 극우 연정 파트너인 '동맹'의 압박 속에 정부의 초기 제안보다 국방비를 80억 유로(약 12조원) 줄이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동맹' 소속 클라우디오 보르기 상원의원은 "연금, 소비세 감면, 공과금에 쓸 돈도 부족한 상황에서 무기 구입에 돈을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에게 점점 더 강력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는 극우 정당 '국가의미래'의 로베르토 반나치 대표도 국방비 지출에 대한 재검토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이 군사비 지출이 정당한지 평가해 보자"면서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지금 같은 시점엔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 주의회 선거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연방정부의 대규모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 우파 민족주의 야당 법과정의당(PiS), 네덜란드 자유당(PVV)은 EU 차원의 국방 프로젝트에 저항하고 있다.
국방비 증액에 대한 여론도 썩 호의적이진 않다.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협의회(ECFR)가 분석한 8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 8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응답자의 평균 46.2%는 국방비 증액이 세금 인상을 의미한다면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에서는 군사비 조달을 위한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올해 로마, 브뤼셀, 마드리드에서는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극우 정당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도 부정적이다.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지난달 "재정적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제한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올봄 실시된 나토 내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율도 지난해 59%에서 올해 55%로 떨어졌다.
핀란드의 얀네 쿠셀라 국방 차관은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따라서 우크라이나를 재정적으로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지, 혹은 국방에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포퓰리즘적 수사가 나올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2035년까지 각 동맹국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안보 관련 분야에 지출하기로 합의한 나토 입장에선 극우 정당의 세 확산이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 나토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러시아를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지금까지는 (국방력 강화가)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만약 누군가 자금 흐름을 차단한다면 (군사) 역량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나토 관계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국방 투자와 키이우에 대한 원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과 같은 주요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둔화는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국들이 진전을 멈추면 나토도 진전을 멈출 것"이라며 "나토를 약화하면 유럽의 자위 능력도 약화하고 우크라이나는 더욱 취약해진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극우 정당들의 이런 국방비 증액·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기조가 러시아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경고한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 장관은 "우파로부터의 압력은 사실 우파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대부분 모스크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AI outlook — possibilities, not facts
나토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목표 달성 과정에 차질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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