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개국 200여명 외국인 참가…유건·도포 차림으로 조선시대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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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유도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하여 유교문화축전의 일환으로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시험이 개최되었다.
성균관유도회 창립 80주년 기념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시험'
55개국 200여명 외국인 참가…유건·도포 차림으로 조선시대 재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전 한국의 역사를 잘 아니까 6·25 전쟁과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등을 겪으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항상 '한국도 힘들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말해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에서는 열린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시험'에서 '장원 급제'한 탄자니아 출신 엘로이 에세코(28)는 장원답게 유창한 한국어로 소감을 말했다.
성균관유도회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연 이날 시험의 시제는 '한국에서 본국에 소개하고 싶은 세 가지를 골라 각각 이유를 쓰시오'.
55개국에서 온 200여 명 유생의 답안지엔 김치, 한글, 한복 등 예상 가능한 것들부터 등산, 선배 문화, 함께 밥 먹는 문화, 24시간 편의점, 예능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답들이 쏟아졌다.
다양한 답안지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에세코는 초록색 앵삼(鶯衫)과 복두, 어사화까지 갖춰 조선시대 장원 급제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채 합격증인 홍패(紅牌)를 받아들이었다.
그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장원을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한국어능력시험(TOPIK)보다 시간도 짧고 종이에 메모할 수 있는 공간도 없어서 멘붕이 왔지만, 최대한 생각나는 대로 썼다"고 말했다.
한국서 유학한 아버지를 따라와 어린 시절 한국에서 8년을 살고 이후 2017년 다시 인천대로 유학 와서 계속 한국에 머물고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문화와 역사에도 능통한 그가 탄자니아에 가장 소개하고 싶은 한국의 것은 한국의 '빨리빨리'다.
"한국이 어려운 시절 먹던 부대찌개 이야기 같은 것만 봐도 한국은 진짜 힘들었잖아요. 사실 우리(탄자니아)는 자연 자원이 있어서 그렇게 힘들진 않거든요. 나무에서 망고도 막 떨어지고. 그래서 우리가 한국인처럼 부지런히 하고 빨리빨리 하면 한국처럼 50년 만에는 아니더라도 80년 정도 후엔 발전된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이외에도 에세코의 답안지에는 휴대전화로 자리를 맡을 정도로 믿음직한 한국의 안전과 영어엔 없는 단어인 '정'(情)이 들어갔다.
한국과 탄자니아는 어른에 대한 공경 등 닮은 점도 많다는 그는 한국 방송 등에서 탄자니아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과거 조선시대 임금이 문묘(文廟)에 참배한 뒤 치르던 과거인 알성시(謁聖試)가 치러진 장소인 성균관에서 열린 이번 시험은 올해 유교문화축전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권재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요즘 한국 아이들도 문해력이 떨어진다고들 많이 걱정하는데 외국인들이 이렇게 한글로 글을 잘 쓰는 걸 보니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외국인 과거시험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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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과거시험 정례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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