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신 中·러 손잡는 트럼프, '21세기판 얄타회담' 포석"
우크라이나 전쟁 속 미·중·러 3자 회담 추진과 얄타 회담의 재현 우려
Quick Look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미·중·러 3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강대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 구상으로 분석하며 우크라이나의 배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AI-generated summary
Why It Matters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1945년 얄타 회담처럼 강대국이 세계 질서를 결정하는 구도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5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러 노선'이 노골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질서 재편 구상과 맞닿았다는 분석이 20일(현지시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인 우크라이나 대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손을 잡으려는 듯한 모습은 최근 한층 뚜렷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실질적 조치를 통해 퍼즐 조각을 맞추듯 형체가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에 필수인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러시아의 공습을 사전에 감지하는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때 스타링크 접속을 제한해 우크라이나의 드론 작전도 무력화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압박용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그 압박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인정하고 종전에 합의하라는 것이다. 이를 거부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많은 것을 줬다.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으로부터 지원받는 돈과 무기 때문에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태도는 러시아를 대할 때와 온도 차가 크다. 그는 러시아산 경유 수출의 길을 터주는 합의를 맺었고, 이를 수입하는 국가에 매기려던 고율 관세도 취소했다. 에너지 판매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오는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3자 회담을 열 것이라는 관측에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인사들도 비판을 쏟아내고,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동맹국들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친러 행보는 어떤 의도일까. 뉴욕타임스(NYT)는 1945년 2월의 '얄타 회담'을 소환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미국·영국·소련(현 러시아) 정상이 모여 독일의 전후 처리, 동유럽 및 한반도 문제, 국제연합(유엔) 창설 등을 논의했던 게 얄타 회담이다. 그 자리에서 강대국 중심의 전후 세계질서가 그려졌다.
11월 APEC에서 미·중·러의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는 세계에서 핵무기가 1∼3번째로 많은 군사강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 된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미), 윈스턴 처칠(영), 이오시프 스탈린(소)이 마주한 얄타 회담과 오버랩된다.
푸틴 대통령은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핵군축, 무역, 국제 안보로 의제를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러시아로선 '우크라이나 상대 전범국' 지위를 벗어나 '미·중과 세계질서를 의논하는 핵심 강대국' 지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는 11월에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 갈 것이기 때문에 그들(시진핑·푸틴)은 내 제안에 따라 회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중·러가 핵무장을 포기할 리 없다는 점에서, 비핵화보다는 핵군축에 가깝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 지배에서 벗어날 폴란드나 한국의 운명이 자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해졌던 것처럼, 미·중·러의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에서도 정작 '피해자'인 우크라이나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강대국의 이익을 서로 인정했던 얄타 회담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이 각자의 영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하는 '세계의 권역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NYT는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를 세계 주요 외교무대(G20 및 APEC)로 끌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경제적 유화책을 고리로 러시아의 서방 편입을 시도했던 것과 비슷하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건설 계약을 체결하며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라고 불렀다. NYT는 "과거 메르켈이 맡았던 역할을 지금은 트럼프가 맡고 있다"고 봤다.
"미국이 이번처럼 전쟁 도중 '편'을 바꾸는 일은 전례가 없다"고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지적했다. 미·중 수교에도 대만 방어는 따로 보장했으며, 베트남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도 미국이 공산 베트남의 편을 들거나 탈레반과 거래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서방 국가로 편입하려던 메르켈 총리의 시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실패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얄타 회담 역시 전후 동서 냉전 체제로 귀결됐다.
What to Watch
AI outlook — possibilities, not facts
11월 APEC 계기 미·중·러 3자 정상회담 개최
Possible · Within weeks
Open Questions
- 미·중·러 3자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는 무엇인가?
-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에 대한 최종 합의안은 무엇인가?







